• 홈 바로가기

뉴스레터

Newsletter

[뉴스레터(10호)]IC-PBL수강후기 2018-2 대상 수상작<정말 해결책일까?>

관리자 2019.01.23 조회 983

IC-PBL 교과목 수강후기 - 대상 수상작


 정말 해결책일까?(경제시사토론)    경제학부 3학년 이은혜


Problem-Based Learning, 즉 구체적인 문제를 파악하고 다각적으로 고민해보는 PBL 수업방식은 나에게 혁신적이었다. 경제학의 특성상 팀플레이 수업에서 한 두 차례 다뤄본 것 외에는 주로 이론을 파고드는 방식으로 배워왔다. 그러나 이 수업은 사회에 대두되는 문제들을 정해진 방식 없이 접근하는 것이 새롭고 흥미로웠다. ‘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은 경제학을 잘 나타내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한 경제정책이 나라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확하게 예측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경제시사토론은 한국사회의 핵심적인 경제 사안을 파악하고 무엇이 근본적인 문제인지, 문제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은 무엇인지 상의하고, 발표 및 토론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주제는 크게 국가 정책 측면과 기업 정책 측면의 두 가지로 나뉘었다.


가장 먼저 우리가 고민해야 했던 주제는 ‘국가 경제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핵심 경제제도는 무엇인가’였다. 이는 경제학도로서 기본적으로 생각해 봐야 했던 문제이지만, 국가의 경제적 매커니즘이 잘 작동하게 하여 이익을 발생시키는 기본적인 요소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흄은 <인성론>에서 모든 현상은 습관으로부터 유래되기 때문에 과거와 미래는 유사하다고 하였다. 그래서인지, 교수님께서는 이 주제를 처음부터 직접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제시하셨다. ‘조선은 왜 쇠퇴 하였는가’라는 주제였다. 학문적으로 보았을 때 파격적인 주제였다. 한국 경제 정책이 나아가야 할 길을 성공 사례가 아닌 실패 사례로 돌아보고 가야 할 방향과 가지 않아야 할 방향을 동시에 고민해야 하는 주제였다. 


 처음 들었을 때는 막막하고 어려웠다. 경제학과이지만 우리가 배운 한국사에서는 조선의 경제정책을 깊이 논하지 않았다. 매체를 통해 접한 정보도 대부분 긍정적 시각의 조선을 그렸다. 또한 역사 관련 문제로 깊이 연구되지 못했던 조선의 실패한 경제 정책을 분석하며 해야 했던 것이다. 하지만 조선의 경제 정책을 비판한 유수원의 우서, 박제가의 북학의를 읽으며, 또 당시 당과 에도막부였던 중국과 일본의 근세 경제사를 읽고 점차 조선이 왜 경제적으로 쇠퇴할 수밖에 없었는지, 또 KOREA라는 이름을 알린 고려와 달리 왜 조선은 3국 중 경제적으로 가장 뒤쳐졌는지 학문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


우리 조는 더글라스 노스의 제도경제학(제도경제학이란 제도가 경제행위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학문을 말한다.)을 바탕으로 F=A(K,L), 즉 기존 F=(K,L)이라는 생산함수에 A라는 사회 기조 및 제도를 추가하여 접근하였다.


수강후기1.png



<그림  콥-더글라스 생산함수 그래프>
여기서 K는 자본, L은 노동력을 말한다. 그래프에서 보이듯이, 자본 또는 노동력의 절댓값이 증가하면 기업은 더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경제학자들이 간과하였던 점은, 자본과 노동량이 증가하여도 제도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경제는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가장 핵심적인 제도로 ‘사유재산제’를 꼽아 사유재산제가 실질적으로 존재했던 중국, 일본과 존재하지 않았던 조선의 자본과 노동력의 효율적 사용 측면을 분석 및 비교하였다. 사유재산제의 부재 또는 표면적 존재는 비효율적 노동을 초래해 생산량을 심각하게 저하시켰다. 그로인해 이익이 감소해 감소한 이익은 자본을 감소시키는 악순환이 계속하여 반복되었다. 또한 사유재산의 보장이 기본인 상업 활동을 저해하는 폐쇄적인 국가정책은 무역에서 발생하는 비교우위를 잃게하였다.


수강후기2.png

<그림  PBL case1 PPT 발표자료 중 개요>


이렇게 세운 논리 구조를 고등학생들이 이해하기 쉽게 15주 수업 계획으로 정리하는 것이 이 주제의 마지막 발표였다. 나에게는 그 과정이 조각난 정보들을 조합해 나무 한 그루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느껴졌다. 보통은 교수님의 잘 짜인 커리큘럼 또는 교과서를 따라가는 형태이기에 처음부터 끊임없이 논리구조를 점검하고 결론까지 내리는 경험은 새로웠다. 이것이 PBL 수업의 학생들에게 줄 수 있는 기대 효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발표 후엔 1,2,3,4조 중 두 조씩 토론을 진행하였는데 토론은 주로 ‘그것이 핵심 문제점이 맞는가? 그리고 해결책은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에 초점이 맞춰졌다. 알아내기 편하지만 본질은 아닌 해결책들은 공격받았다.


두 번째 주제는 기업 경제정책 측면에서 고민해봐야 하는 주제였다.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변화들, 예를 들면 고령화, 저출산, 기업 하청 구조의 변화, 1인가구의 증가 등이 소비자의 니즈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우리는 이 변화에 대해 저항하기 보다 새롭게 생긴 수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기업의 연구원이 되어 고민해 보았다.


내게는 참 신기한 주제였는데, 여태까지 고령화, 저출산 하면 국가의 측면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 저항해야 하는 문제로만 인식했었으나 기업의 입장에서 변화하는 세상에 살아남기 위해 전략을 고민해 보는 과정이 어려운 동시에 새로웠다. 우리는 건설, 전자, 유통 계열의 기업에서 가장 전략적인 대응방안을 생각했다. 우선 저출산 고령화 사회가 될 것이므로 생산성에서 노동력이 감소 할 것이라 예측했다. 하지만 여러 논문이나 보고서를 조사한 결과 기술의 향상으로 생산성은 크게 감소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했다. 그리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 또는 시니어 사원의 정년 보장 문제는 여러 해외의 사례를 참고해 임금피크제, 3년 후 정규직 전환 등의 정책을 최대한 노동자들을 배려하며 시행하여서 갈등으로 인한 비용을 줄이는 방안을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소비자의 수요 측면에서, 저출산 고령화 사회 이지만 첨단 기기에 대한 수요는 여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예를 들면 노인들이 더 사용하기 편하도록 음성인식 지원이 되는 가전 기기들, 터치로 조작이 편한 인터페이스 등은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높은 분야이므로 더욱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1인 가구의 증가와 개인주의의 확산으로 자신을 위한 소비라는 트렌드가 떠오르고 있으므로 감각적인 디자인의 중,고가의 전자기기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을 했다.


수강후기3.png

<그림  PBL 우수상을 받고 교수님과 함께>


돌이켜 봤을 때 이렇게 국가, 또 기업 측면에서 실제 경제 정책에 대해 생각해본 시간은 나에게 정말 필요한 시간이었다. 또 경제학이라는 다소 딱딱하고 이론적일 수 있는 학문을 실제적으로 이렇게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유익한 시간이었다. 이 수업을 진행하며 삼성 바이오 주식 문제 등 경제 뉴스와 해외 기업이 고령화에 어떻게 노동자와 상생하는지, 우리는 어떤 정책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조사하게 되었다. 그 과정을 통해 비약적으로 기업가는 무조건 나쁜 사람이라는 내 무의식에 있었던 생각이 기업가와 노동자는 상생할 수 있다고, 기업가의 이윤 추구 행위는 국가에 의해 존중 받아야 한다고 변화하였으며 우리가 보편적으로 알고 있는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은 사실 제대로 된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답이 없는 수업 이었기에 더 내 가치관에 큰 변화를 불러오게 된 수업이었다.


우리가 다룬 굵직한 경제 이슈의 해결책은 조금만 검색 해봐도, 또는 1분만 뉴스를 봐도 찾아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과연 해결책일까? 통상적인 해결책, 형식적인 해결책들은 많다. 그러나 그래도 사회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는 우리나라에서 그것을 시도하지 않았던 것은 아닐 것이다. 문제는 그것이다. ‘이미 해봤다.’ 우리는 더 창의적이고 선구적인 해결책을 찾아 제시해야 한다.


PBL 수업은 경제학을 대하는 나의 태도를 바꾸고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해보는 능력을 함양시켰다. 그리고 경제 정책에 관해 깊이 고민해 보신 교수님의 수업은 매주 한번 있는 수업 시간이 기대될 만큼 흥미로웠다. 이 수업이 나에게 준 경제 정책에 대한 통찰은 앞으로 내가 사회에 나갔을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수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며 배운 것으로 나는 국가, 기업의 정책의 통상적인 해결책에 대해 이렇게 질문 할 것이다.


“정말로 실질적인 해결책인가?”




첨부파일
  1. [190116]2018-2교과목수강후기공모전_대상.jpg 다운로드